3G로 개통하는 LTE폰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올해말 모바일 통신 시장의 키워드는 단연 LTE였습니다. 느려터진 3G 네트워크의 해법으로 등장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가 자랑하는 것은 엄청난 스피드입니다. "입대하자마자 전역하는 속도", "고3이 되자마자 대학생이 되는 속도" 등의 캐치프레이즈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Motion blur by themonnie |
이런 LTE 시장에 SKT와 LGT가 먼저 뛰어 들었고, 서로의 서비스가 더 좋다며 마케팅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LTE 전쟁에서 소외된 기업이 있었으니 바로 아이폰을 국내로 들여와 스마트 폰 열풍을 일으킨 KT입니다. KT는 2G 서비스를 종료하고 해당 주파수를 이용하여 LTE 서비스를 개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16만여명의 2G 사용자들을 대표하여 920여명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져 KT의 LTE 진출은 일단 연기되었습니다. KT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며 LTE 망 구축을 계속해나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KT는 자사의 늦어지는 LTE 서비스로 사용자 이탈을 염려하여 LTE 폰의 3G 개통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KT를 이용하여 '갤럭시 노트', '갤럭시 S2 HD LTE', '베가 LTE M' 같은 LTE 폰을 한달간 3G 요금제로 개통할 수 있으며 세일기간 중 요금제에 따라 4만원 정도의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KT는 타사 혹은 해외에서 구입한 기기에 대해서도 3G 서비스를 제공 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기사 참조)
LTE 마케팅에 전념하고 있는 SKT와 LGT의 경우 KT의 이런 카드를 두고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만 이런 KT의 승부수가 통신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Puff Daddy George, 2/2 by EricGjerde |
우선 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메리트입니다. SKT와 LGT가 발표하고 파매하고 있는 LTE 요금제의 경우 내용은 약간 다르지만 모두 지나치게 비싸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비싼 요금제와 더불어 넉넉하지 않은 용량이 LTE의 가장 큰 단점으로 떠오르며 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갈망이 사용자들 사이에 싹트고 있습니다. 이런 사용자들에게 3G의 무제한 요금제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KT의 와이브로가 변수입니다. KT의 경우 SKT나 LGT에 비해서 뛰어는 와이브로 망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와이브로의 경우 LTE 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와이파이 급의 속도와 함께 합리적인 가격을 가지고 있어 현실적인 4G 통신이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현재 프로모션 기간으로 KT는 3G 요금제 사용자에 한하여 저렴한 가격에 와이브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런 패키지 방식의 판매를 통하여 합리적인 요금제를 찾는 사용자들을 다수 흡수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 번째로 선택의 폭이 있습니다. KT는 당장 3G 요금제로 가입을 하더라도 추후에 LTE 서비스가 개통되면 4G로의 전환이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존의 3G 요금제를 그대로 사용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선택의 폭이 무조건 LTE를 강요하는 듯한 타사 서비스의 이미지에 비해서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장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당장은 비싼 LTE 요금제가 좀 더 싸지거나 LTE 커버리지가 전국으로 확장 될 때까지 3G를 사용하려는 고객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처럼 LTE 가격의 합리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거나 부담스러운 LTE 요금제에 망설이고 있는 고객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slowly... by Cinzia A. Rizzo / fataetoile/amo le stelline |
하지만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평이 있기도 합니다.
일단 3G는 LTE가 아닙니다. 따라서 느립니다. 유행이라는 것이 굉장히 무서운게,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아도 남들이 다 하면 나도 하고 싶은 분위기가 생깁니다. 남들은 빠른 속도의 인터넷 서비스를 즐기지만 나는 가끔 끊기고 답답한 인터넷을 사용하다보면 KT의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3G 망에 대한 부담이 증가합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3G 망을 통한 데이터 통신이 늘어나게 되어 3G 망의 부담이 증가하였습니다. 사람이 많은 번화가에 가면 통화 품질이 떨어지고, 가끔 안터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KT의 이런 3G 카드는 자사의 3G망에 부담을 주어 통화 품질이 굉장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통신사들이 LTE 망으로 사용자들을 옮기고지 하는 이유가 LTE를 통해 데이터 통신을 커버하고 3G 망으로 안정적인 음성, 문자 통화를 제공 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볼 때, KT의 이런 카드가 자충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선택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KT의 이런 카드는 환영 할만 하지만 과연 이 카드가 KT에게 이득이 될지 혹은 자충수로 더 큰 위험에 빠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