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따라 걷기
2년전 분당선 따라 걷기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보정역 - 선릉역을 따라 9시간을 걸었는데요. 그 도전을 성공한 이후 결심했던 것이 서울을 한바퀴도는 '지하철 2호선을 따라 걸어보자' 였습니다. 일단 결심은 했는데, 어마어마한 거리와 부족한 체력 때문에 미루고 미뤘었는데요. 드디어 이번 휴가 기간에 지하철 2호선 따라 걷기를 정ㅋ벅ㅋ 했습니다.
제가 걸은 구간은 지하철 2호선의 지선은 제외한 순환 부분입니다. 지선까지 걷기엔 제 팔다리가 너무나도 연약하더군요. 팔다리가 튼튼하신 분들은 한 번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8시 41분, 서울대 입구역 출발
집 앞에 있는 '서울대 입구역'을 출발했습니다.
원래는 더 일찍 출발하려 했지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다소 늦게 출발하게 되었네요.
새벽 4시에 잠들어서 얼마 못 잤습니다 ㅜ
8시 53분 낙성대 도착
'낙성대역 - 서울대 입구역' 구간은 평소에도 많이 걸어 다닌터라 낙성대가 진짜 시작처럼 느껴졌습니다.
참고로 낙성대는 대학 이름이 아닙니다. ^^ ㅋㅋ
낙성대에서 사당역으로 가는 길에 본 관악산입니다.
저기가 정상은 아니고 사당역에서 올라가는 능선인데
제법 거친 코스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등반했던 코스는 서울대학교 제2 공학관 뒷편 코스였죠.
낙성대 - 사당 구간 사이에 언덕이 있습니다.
까치고개라고 하는 언덕인데, 초반임에도 다리가 땡기더군요.
역시 평소에 운동을 해놔야 고생을 안합니다.
까치 고개에 있는 '관악까치자연길'입니다.
야생동물이 이동하는 통로를 만들어 로드킬을 당하지 않도록 해주는 고마운 길이지요.
이런 시설이 다른 곳에도 많이 만들어 졌으면 합니다.
9시 14분 사당역 도착
드디어 사당역에 도착했습니다.
낮지만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해서 약간 힘들었지만 아직까지는 버틸만 합니다.
사당역에서 방배역으로 가는 길
7월 말, 서울에 물폭탄이 쏟아졌었죠.
특히 사당역이 엄청 침수 됬었는데, 그 때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어주는 잔해들이 도로에 있었습니다.
비피해 입으신 분들 빨리 회복하시기를 바랍니다 ㅜ
또 다시 등장한 언덕,
특히 굴다리 옆 보도는 엄청 높네요.
아득합니다. ~ ㅜ
9시 39분 방배역 도착
해가 살짝 나서 기온이 올라갔습니다.
가로수를 따라서 걷기위해 길을 건너고 건너면서 다니느라 직선보다 약간 더 걸었지만
아직까지는 문제 없습니다.
방배역을 지나면서 백석 신학원이라고 하나,
항상 광고가 나오던 건물이 보여서 한 컷 담았습니다.
방배역 부근 청권사가 보이는 군요.
한번도 가본적은 없지만 뒤쪽에 커다란 효령대군의 묘소가 있습니다.
지나가면서도 잠깐 보이구요.
나중에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방배역에서 서초역으로 가는길입니다
가로수가 시원하게 햇빛을 가려주고 있군요.
2호선 내내 이렇게 시원하게 걸었으면 좋겠네요 ^^
서초역 거의 다 와서 웅장한 건물이 보입니다.
처음엔 무슨 건물인가 했는데
가까이가서 보니 대법원이군요.
대한민국의 법의 상징이죠 ^^
10시 5분 서초역 도착
서초역 부근에서 말 많은 교회 건설현장이 있더군요.
실제로 보니 건설현장이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10시 12분 교대역 도착
서초역과 교대역은 거의 한블럭 정도 거리라서 금방 도착했습니다.
교대역에서 잠깐 검찰청 건물이 보였는데,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서초역에서 잠깐만 걸으면 보이는 강남대로변의 웅장한 고층빌딩들입니다.
역시 강남이죠.
강남역으로 가는길 삼성 딜라이트 샵의 입구가 보입니다.
제 갤럭시 플레이어가 저기서 얻어온 녀석이죠.
10시 30분 강남역 도착
사당역도 침수가 되었지만 강남역도 엄청난 폭우에 잠겼었죠.
그래도 빠른 복구로 많은 차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10시 43분 역삼역 도착
강남역에서 역삼역까지 가는 길도 약간 오르막입니다.
하지만 고개까지는 아니어서 쉽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역삼역 근처 편의점에서 초코바하나와 아이스크림, 이온음료를 구입했습니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먹고 걷다보니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같은 단 것이 땡기더군요.
또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에 땀이 많이나서 갈증도 엄청났습니다.
구입을 하고 휴식없이 걸으면서 먹었습니다.
11시 3분 선릉역 도착
지난 분당선 일주때의 종착역이었던 선릉입니다.
저곳에서 걸어왔었죠.
저쪽으로 걸어가면 분당선이 시작됩니다.
강남쪽의 특징은 전단지가 많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강남역 부근을 저녁시간에 걷다보면
오토바이를 타고 전단지를 길거리에 뿌리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치우기도 힘들고 보기도 안 좋은데 자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선릉역 사거리에 나타난 분홍색 오토바이.
특이해서 찍어봤습니다.
삼성역으로 가는 길에 포스코 센터 빌딩이 있었습니다.
그 앞에 눈에 띄는 조형물이 있는데, 뭘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제가 예술쪽은 꽝이어서요 ㅜㅜ
또 가다보면 NC 소프트의 건물이 보입니다.
판교쪽에 신사옥을 건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무튼 우리나라 게임 산업을 이끌고 있는 회사 중 하나죠.
삼성역에 다와갈 즈음 코엑스 건물이 보입니다.
예전에 온게임넷 경기장이 메가웹스테이션에 있었을 때 많이 갔었죠.
지금은 가끔 일이 있을 때만 갑니다.
11시 23분 삼성역 도착
이제 삼성역입니다.
좀 더 힘을 내야죠 ~
삼성역 4번 출구 쪽에서 본 코엑스 건물입니다.
잠깐 들어가서 쉬고 싶지만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으므로
민폐겠지요 ㅜ
삼성역에서 종합운동장역으로 가는길에 소방서가 있어 찍었습니다.
항상 고생하시는 소방관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다리가 등장합니다.
탄천을 건너는 다리, 가로수가 없어서 덥겠군요.
폭우는 탄천도 휩쓸었습니다.
자동차 운전 연습장도 늘어난 물에 잠겼나봅니다.
한창 복구작업을 하고 있네요.
쌓여있는 진흙 더미도 걷어내고 쓰레기도 치우고 있습니다.
강남을 넘어 송파로 들어왔습니다.
길 건너 경기장이 보이는 군요.
잠실 경기장엔 한번도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야구장 같이 생겼군요.
11시 40분 종합운동장역 도착
마라톤 알바 혹은 여기저기 셔틀 탈일이 있을 때 자주 왔던 곳인데, 걸어서 와보니 기분이 묘하군요.
88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것처럼
평창 동계올림픽도 성공적으로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
11시 53분 신천역 도착
계속 걷고 걸어서 신천역에 도착했습니다.
잠실역으로 향하는 도중, 비둘기 떼가 있어서 찍어봤습니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이제는 환영받지 못 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지요.
떼로 몰려있으니 무섭기까지 하네요 ;;
길을 가다가 분수와 나비모양이 있어 잠시 멈추었습니다.
나비문이라고 쓰여있네요.
잠깐 앉아 가고 싶었지만 신호등이 바뀌어 얼른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롯데 마트가 나타났습니다.
지하로 들어가면 롯데 월드가 나오죠.
지난 번 아침에 와서 놀이기구 거의 한번씩 다 타본 기억이 있는데,
시원하게 자이로 드롭 한번 타고 싶어 졌습니다 ㅜㅜ
너무 덥네요.
롯데 마트 앞, 누군가 끌고 나온 카트...
원래 여기까지 끌고 올 수 있는 건가요?
버려진것 같아서 기분이 좀 그렇습니다.
직원이 나와서 치우겠지요?
12시 11분 잠실역 도착
잠실역 지하로 들어가서 걸었습니다.
정말 시원하더군요.
햇빛도 피하고 땀도 식히고 좋았습니다.
12시 30분 잠실나루역 도착
잠실역에서 좀 더 걸어가면 잠실나루역이 나옵니다.
이름이 바뀌었는데, 옛날에 성내역이었죠.
성내역을 지나 이제 한강을 건너야 합니다.
한강을 건너러 가는 길에 빗물 펌프장이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니까 하수 냄새가 나더군요 ;;
잠실 철교를 건너기 위해 빙 돌아서 올라왔는데, 사람이 건널 수 있어 보이지 않네요.
건너는 사람은 없고 자동차만 지나다닙니다.
저 멀리 보이는 다리로 우회를 해야 하나 생각을 했는데,
반대편에 사람이 지나는게 보여 그 쪽으로 가봅니다.
성내천도 폭우에 범람을 했네요.
여기저기 진흙 투성이입니다 ㅜ
이 물이 맑아지는 날이 와야 할 텐데요.
냄새도 나고 보기도 안 좋습니다.
반대편으로 건너가기 위해서 한강 둔치로 내려오니 지하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저 지하철을 따라 한 바퀴를 돌아야 제 일정이 끝날 텐데요 ㅜ
아직 멀었습니다.
반대편으로 나왔습니다.
뭔가 토목 사업을 많이 하네요.
자연은 그냥 냅두는게 좋지 않을까요?
뭐가 옳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인간에 의해서 파괴된 자연을 인간이 다시 복구하는게 옳을까요? 아니면 그나마도 그냥 두는게 옳을까요.
아니면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서 사업이 진행되는건 아닐까요?
당사자들만 알겠지요. 아무튼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잠실 철교의 반대편으로 올라오니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 펼쳐집니다.
쭉쭉 뻗은길이 시원시원하군요.
한강 수위가 낮아지자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몇몇 보입니다.
한강을 건너면서 4대강 홍보물이 보이는군요.
인위적으로 살리는게 옳은지 아닌지는 나중에 토론해야 할 일이고,
어째튼 4대강 모두 잘 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더러운 한강 물이 아리수가 되어서 공급이 됩니다.
엄청 열심히 정수를 하겠지요 ^^
아리수는 믿고 먹을 수 있습니다.
비 온지 얼마 안되서 한강은 아직도 물살이 거셉니다.
갑자기 큰 소리가 들리더니 옆으로 2호선이 지나가는군요.
저거 타면 집으로 갈 텐데,
슬슬 다리가 아파옵니다.
저 곳이 문제가 되었던 테크노 마트입니다.
무슨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이 통째로 흔들렸다고 하는데,
그 뉴스가 생각나서 약간 무섭기도 했습니다.
설마 무너지지는 않겠지요 ;;
명절에 귀향할 때 자주 이용했던 동서울 터미널입니다.
버스타고 집에 갈 때 자주 왔던 곳인데,
걸어서는 처음 왔네요 ;;
드디어 강북으로 넘어왔습니다.
아직 반도 안 지났는데, 땀도 나고 지치는 군요.
사진이 너무 많아서 2부작으로 구성하겠습니다. 강변역부터는 2부에서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