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시험 언제 봐야 하나? 대박달 vs 쪽박달
취업 시장이 얼어 붙어가면서 스펙 경쟁이 심해졌습니다. 너도나도 높은 학점과 많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노력을 한 결과 대기업에 입사하고 싶으면 높은 스펙을 쌓아야 하게 되어버렸지요. 그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영어, 그 중에서도 없으면 안되는 것처럼 치부되는 것이 아마도 토익( Toeic; Test of English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 )입니다.
하지만 토익 시험의 효용성이 도마에 오르면서 이제는 토익보다는 토플이나 스피킹 성적이 더 대접을 받아가고 있습니다. 토익 시험의 효용성 논란을 일으킨 최대 요인은 아마도 토익점수 높은 벙어리들이 많기 때문이겠지요. 토익 점수는 높은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못 하는 것 말입니다.
그것 이외에도 토익 점수가 "운"에 맡겨진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흔히 대박달과 쪽박달이라는 말을 쓰는데요. 토익 점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1년 동안 시험을 계속 보는 것이라고 하지요. 그러다보면 한달 정도는 대박달이 걸려서 점수가 기대했던 것보다 높게 나오는 것입니다.
▶ 토익 시험의 점수 계산 방식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토익 점수는 절대 평가가 아닙니다. 토익은 총 200문항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 듣기영역 ( LC; Listening Comprehension ) 100문제와 읽기 영역( RC; Reading Comprehension ) 100문제로 이루어져 있고, 990점 만점입니다.
만약 A라는 응시자가 8월달에 20문제를 틀리고, 12월달에 10문제를 틀렸을 때, 두 시험의 점수가 같을까요? 절대평가의 시험이라면 같은게 정상이겠지요. 하지만 토익은 절대평가가 아닙니다. 이상한 공식으로 점수 계산 방식을 꼬고 꼬아서 알 수 없지만 같이 본 사람들의 성적이 하위권이 많다면 비교적 점수가 높아지는 편입니다.
다시 말해서 상대적으로 시험 성적이 낮은 사람들이 많이 응시를 하게 되면, 800점 이상의 고득점권에서는 몇 문제 틀려도 감점이 많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800점 이상의 고득점자가 몰리는 달이라면 하나를 틀려도 점수가 10점 넘게 깎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상대평가도 아닌것이 절대 평가도 아닌것이 이상하기만 하지요. ㅜㅜ
TOEIC result by CookieM |
▶ 대박달 vs 쪽박달
토익 점수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소위 "대박달"은 위의 토익 점수 계산 방식에서 설명한바와 같이 점수대가 낮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달입니다. 흔히 12월 토익 시험이 성적이 잘 나온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취업 시장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인 700점 대를 노리는 공무원 준비생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ㅏ
반면 취업 시즌을 준비해서 마지막 토익시험을 준비하는, 고득점자가 많이 몰리는 2월과 8월달은 대표적인 쪽발달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취업 준비생들이 마지막으로 시험을 보기 때문이지요. ( 2월과 8월엔 시험이 2번입니다. 토요일 시험도 한번 더 보더군요 )
고득점 권의 응시자의 경우 같은 정답수에 대박달이냐 쪽박달이냐에 따라서 50점 이상 점수가 들락날락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OTL... 좌절중 by 아우크소(Auxo.co.kr) |
▶ 토익, 공인시험의 자격이 있는가?
이제 토익 시험은 상향 평준화가 되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경상계열의 경우 800점, 이공계열의 경우 600점 정도가 대기업 커트라인으로 보고 있었는데요. 취업 준비생들의 스펙 경쟁이 가속화 되면서 기준이 높아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요즘은 이공계의 경우에도 토익 800점은 넘어야 하고, 인문계열 전공자라면 900은 넘어줘야 토익 점수를 이력서에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 실제로 무역쪽이었나, 어느 회사는 커트라인이 920점인가 그런걸 본적도 있습니다. )
취업 준비생들의 평균 토익 성적을 보면 점점 상승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토익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커뮤니티에서 들어보면,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잘보는 그룹들은 꾸준히 응시를 해서 성적이 상승하지만 하위권은 계속 유지되거나 상승폭이 미미하더군요. )
아무튼 개나소나 토익 점수 가지고 있는 마당에 과연 토익이 공인시험의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토익 점수가 높다고 영어 잘 하는게 아니다" 라는 인식이 취업시장으로 점점 퍼져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대박달과 쪽박달에 받을 수 있는 점수 차이가 50점 이상 나버린다면 이게 과연 공정하며, 응시자의 영어실력을 정확하게 점수로 나타낼 수 있는가도 다시한번 물어봐야 할 사항이 되겠지요.
토익의 대안?
▶ 대안은 없는가?
그렇다면 토익을 대체할 다른 시험은 없을까요? 현재로서는 서울대학교에서 주관하고 있는 TEPS( Test of English Proficiency developed by SNU ) 나 TOFLE( Test of english for Foreign Language )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토플은 비즈니스보다는 아카데미쪽에, 텝스는 너무 문제를 꼬아서 내며 타임어택이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기업체에서는 인재를 선발 할 때, 토익 점수의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고, 토익점수보다는 말하기 성적인 OPIc ( Oral Proficiency Interview - computer )이나 토익 스피킹 점수에 비중을 더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토익 점수는 그저 이력서를 낼 수 있을 정도의 커트라인으로 보고 있지요. ( 대학원 입시에서는 토익은 시험 점수로 쳐주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대부분 텝스나 토플을 보더라구요. 저 역시 텝스때문에 고생 많이 했습니다 ㅜ )
공공기관에서는 토익보다는 텝스를 밀어주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아무래도 서울대학교라는 기관에서 주관하고 있고, 우리나라 토종 시험이니 외국 시험인 토익보다 외화 유출이라는 점에서도 경쟁력이 있고, 한국 학생의 상황을 잘 파악한다고 해야 할까요. 뭐 그런점이 있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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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토익 시험은 취업 준비생의 피할 수 없는 통과 의례가 되어 버렸고, 당분간은 토익시험 없이 자신있게 취업 시장에 뛰어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 저도 토익 시험 봐야 하네요.. 950을 넘겠다는 당찬 목표가 있었지만 900을 넘는 점수부터는 하늘의 뜻을 따라야 하는것 같습니다 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