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창조하는 지식군단 네이버 스토리
우리나라 검색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네이버, 그 만큼 욕도 많이 먹는 네이버에 관한 책이 있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되돌아 보면 한 때 다음이 부동의 1위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카페" 라는 서비스로 인터넷 커뮤니티의 붐을 일으켰던 시절이었죠. 더 예전으로 돌아가보면, 야후 코리아의 독주가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거대 포털 기업인 야후의 한국 지사인데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수 많은 포털들이 있었습니다. "심마니", "라이코스 코리아", "넷띠앙", "엠파스" 등등 많은 포털이 있었는데, 전부 합병 되거나 사라졌습니다.
과연 네이버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지금의 1위자리에 올랐고, 그 많던 포털들은 어떻게 사라졌고, 무엇이 그런 포털들을 사라지게 만들었는지 궁금하기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또 한 과거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미래에 어떻게 살아 남을 것인가를 생각 해 볼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1. 인터넷 산업의 등장
지금은 인터넷이 일상 생활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이 대중화 된 기간은 10년이 조금 넘을 정도로 아주 짧습니다. 그 전엔 "PC 통신"의 형태로 네트워크 통신을 하고 있었죠.
PC 통신과 인터넷의 차이를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PC 통신은 하나의 서버에 사람들이 접속해서 그 서버에 접속한 사람들끼리만 자료를 공유하고 채팅을 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형식의 통신이고, 인터넷인 하나의 서버가 아닌 하나의 네트워크에 접속한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PC 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정부의 많은 도움이 있었습니다. 국가적으로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을 개설하였고, 더 저렴한 가격에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되자, PC 통신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많이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초창기 네이버 메인
폐쇄적인 PC 통신 환경아래에서는 접속한 서버가 제공해주는 컨텐츠만을 소비하면 되었지만,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 된 인터넷 환경에서는 인터넷 환경에 존재하는 수 많은 페이지들을 사용자가 직접 접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검색을 도와주는 검색 엔진이나 포털 사이트라는 사업체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검색 엔진은 웹 페이지를 검색해주는 시스템이고 포털은 유용한 사이트나 링크들을 모아놓은 일종의 "시작페이지"와 같은 사이트를 말하는 용어입니다.
NHN의 모태가 되는 네이버와 한게임은 삼성 SDS와 관계가 깊습니다. 일단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사장은 삼성 SDS의 사내 벤쳐 시스템을 통해 인터넷 검색 시스템을 개발하는 네이버를 만들었고, 김범수 사장은 삼성 SDS를 뛰쳐나와 PC방에서부터 한게임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합니다. 나중에 이 두 회사가 합병을 하면서 NHN이라는 회사가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H2O by Flowery *L*u*z*a* |
2.벤쳐 버블
초창기 인터넷 산업에는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었습니다. 일단 사람이 모이면 어떤 수익 모델이라도 구상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용자 수를 모으기에 바빴을 뿐 자신만의 수익 모델을 개발 하려는 노력은 부족했습니다. 이렇게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이 사람을 많이 모아서 업계 1위가 되려고 무료 서비스, 경품을 남발하다보니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어만 갔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벤쳐 열풍은 이런 무모한 경영들을 가능하게 되었고, 벤쳐 기업들이 회사의 수익구조를 개선하지 않고도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졌습니다. 이른바 거품이 끼기 시작한 것이죠. 하지만 거품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수익성이 별로 없는 벤쳐기업에 대한 열풍이 식자, 수익 모델이 없던 벤쳐 기업들은 줄줄이 도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부터 대한민국의 벤쳐 산업에 구름이 끼기 시작한 것이죠.
벤쳐 기업을 운영하려는 사람이 명심해야 할 것은 아이디어를 아이디어에서만 그치지 말고 수익을 창출하라는 것입니다. 기업은 수익을 발생 시키는 것이 사명이기 때문이죠. 초창기의 벤쳐 기업들은 이런 기본적인 상식을 무시한 채 등수 놀이에만 관심을 쏟았던 것 같습니다.
네이버와 한게임
3. 네이버와 한게임의 시너지 효과
포털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자 포털 사이트들 자신들도 고민이 생겼습니다. 포털 사이트는 말 그대로 시작 페이지이기 때문에 결국엔 사람들이 다른 사이트로 옮겨 가게 됩니다. 그럴 경우 이용자수는 많아 지더라도 자신들의 사이트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 들게 되어서 수익성이 약화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네이버와 한게임은 이런 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게임 포털인 한게임이 만나서 사람들이 좀 더 NHN의 서비스 범주내에 머무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네이버가 검색 광고를 도입하기 전에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었지만 한게임의 경우 유료 아이템의 판매등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이용자들의 유입과 자신들을 알릴 채널이 불분명하다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필요에 의해, 또 한 두 회사를 이끌었던 이해진 사장과 김범수 사장이 삼성 SDS 입사 동기이기 때문이라도 마음이 잘 맞아서 NHN으로 합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시대의 역작 : 지식 IN
다음이 "카페"라는 새로운 커뮤니티 서비스로 업계 1위를 하고 있었을 때, 제 기억으론 네이버는 별 다른 서비스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혜성처럼 나타난 네이버의 새로운 서비스가 바로 "지식 IN" 입니다. 제 기억으론 당시 한가인이라는 광고 모델을 앞 세워서 광고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식인의 도입은 국내 검색 시장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첫 번째,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한글로 된 웹 페이지의 수는 굉장히 보잘 것 없습니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검색 서비스를 하는 포털 업체의 입장에서는 찾아 줄 웹 페이지가 별로 없게 된다면 자신들의 존재의 의미가 희미해 지게 됩니다. 또 한 북마크라는 새로운 개념의 도입으로 포털로서의 입지도 줄어 들고 있는 상황이었죠.
네이버 지식인
여기서 네이버가 내 놓은 기가 막힌 발상은 부족한 웹 페이지를 사용자가 직접 만들게 하자는 것입니다. 내가 모르는 것을 질문 하는 공간으로써의 공간도 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직접 웹 페이지로 만들어 버리는 도구의 역할도 하게 되었습니다.
지식인을 도입함으로 인해서 네이버가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 베이스의 수가 기하급수 적으로 증가 했으며, 그에 따라서 검색 결과의 질도 엄청나게 향상되었습니다.
두 번째, Web 2.0 시대에 맞추어 사용자가 직접 컨텐츠를 작성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Web 2.0을 흔히 참여의 시대라고 합니다. 사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해서 정보를 소비만 하지 않고 직접 정보와 컨텐츠를 생산하게 되었는데요. 그 시작점이 지식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네이버 지식인 메인
지식인에 답변을 단다고 해서 돈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지식인 초창기에는 업계의 회의적인 시선도 많았습니다. 아무런 보상도 없는데, 과연 누가 답변을 해 줄 것인가...
하지만 그 결과는 폭발적이었습니다. 사용자가 질문한 많은 질문들에 사용자가 직접 답변을 달아가는 시스템이 완성되었고, 질문에 답변을 해도 얻는 것은 현금성이 전혀 없는 내공이라는 가상의 포인트였지만 그 호응은 정말 엄청났습니다. ( 저 역시 지식인 초창기에 지식인 활동을 했었는데, 뭔지 모르게 중독성이 있었습니다. )
지식인의 효과에 힘입어 네이버는 다음을 제치고 검색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게 됩니다. 네이버의 전략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LOGO2.0 part I by Ludwig Gatzke |
5. 네이버의 미래
네이버의 미래는 어떨까요? 네이버는 국내 시장의 1위에만 만족하지 않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본, 중국, 미국 등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접목하여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6년 검색 전문업체 첫눈을 인수하면서 첫눈의 기술을 네이버 재팬에 접목하여 일본 시장을 공략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 하지만 지금까지 일본 업계에서 별 다른 소식이 없는 걸 보면 고전하고 있나 봅니다. ) 국내 시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해외 시장에서도 선전하는 네이버의 모습이 기대 되는 바입니다.
6. 간략한 서평
인터넷을 오래한 분이나 검색 업체에 관심이 많으신 분, 네이버에 관심이 많으신 분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네이버의 시작에서부터 지금의 1위에 오르기까지 어떤 전략이 있었고, 검색 시장은 어떻게 변화 하였는지를 볼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이 책이 쓰여진 날짜가 2007년도 이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웹 검색 산업의 현재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기를 네이버가 뉴스 검색 1위를 하고 있다고 했지만 2008년 다음이 뉴스 검색 1위로 다시 올라간 바 있습니다. (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
또 네이버의 폐쇄성과 그에 따른 단점에 대해서는 잘 소개하고 있지 않으며, 한게임 출신의 NHN인사들이 줄줄이 퇴직한 사실도 어쩔 수 없이 반영이 안되어 있습니다.
네이버의 역사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2007년까지의 이야기이고 현재의 네이버를 말하고 있지는 않을 것 같네요.
재미있게는 읽었습니다. 네이버가 대단한 회사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검색 업체인 것 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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