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잘 하는 방법을 논하기 이전에, 어떤 것이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의 기준이 되는지에 대해서 짚고 넘어 갈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의 학업 성과를 정량적으로 평가 할 수 있는 잣대는 다름아닌 성적입니다. 교육기관은 자신들이( 혹은 선생님들이 ) 정해 놓은 기준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성적이라는 도장을 학생들에게 찍어줍니다. 그 성적이라는 도장은 지울 수 없는 낙인이 되어 평생을 따라다니죠. 이 낙인을 보고 세상은 그 학생이 공부를 잘 하는지 못 하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Hatley Castle HDR by Brandon Godfrey |
이런 상황에서 "공부를 잘한다."라는 것은 "학교에서 원하는 바를 만족시킨다."라고 바꿀 수 있습니다. 물론 "공부가 전부는 아니지 않느냐.", "우리나라 교육체제에는 문제점이 많다."라는 말도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학생 개인에게 당장 급한 것은 올바른 교육체계보다는 잘 받은 성적일 것입니다. ( 매우 안타깝지만 그것이 현실이죠. )
by Su℮ ❥ |
흔히 말하는 영국식 교육체제( 캠퍼스 시스템 )와 독일식 교육체제( 공장식 교육 )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영국식 교육체제는 귀족의 취미 생활로부터 시작 된다고 합니다. 캠퍼스 시스템이란 번잡한 번화가에서 벗어난 한적한 시골에 학교를 지어 놓고 귀족들의 자녀들을 그곳의 기숙사로 보내서 교육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그렇게 제한적인 환경에서 귀족의 자녀들은 비슷한 환경의 다른 귀족 자녀들과 어울리게 됩니다.
실제로 영국의 옥스포드나 케임브리지 대학은 런던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학교의 경계가 확실히 담으로 구분되어져 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귀족의 자녀만을 모아놓고 교육을 하다보니 학생 개인의 신분이 굉장히 높아서 심지어 교사와 동등하다고 합니다.
black_midget_hitler by matt.ohara |
다음으로 독일식 교육체제를 보겠습니다. 독일은 일찍이 상업이 발달한 나라라고 합니다. 이런 독일에는 특별히 귀족계층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독일의 도시들은 지식인이나 훈련된 일꾼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접근이 용이한 도시 한 가운데에 교육 시설을 짓고, 숙달된 지식인이나 일꾼에게 직접 교육을 받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선택했습니다.
이런 독일에 산업 혁명의 바람이 불었고 대량생산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공장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공장이 늘어남에 따라 잘 숙달 된 인력의 수요도 늘어나게 되었죠. 하지만 여기서 필요한 인력은 반복적인 일을 인내심있게 해 낼 수 있는 인력을 말합니다. ( 모던타임즈에 보면 찰리 채플린이 나사죄는 일꾼 역으로 나오죠.. ) 대량생산의 열풍은 교육시설에도 불어서 창의성 없는, 반복적인 일을 군말없이 해내는 인력을 양산해내는, 인간 공장형의 교육시설이 등장하게 됩니다.
Water Drop II Setup by nickwheeleroz |
이는 영국가지 영향을 미쳐서 영국도 산업 혁명이후 캠퍼스 시스템이 아닌 공장형 교육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죠. 게다가 이런 교육 시스템은 식민지의 질서유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영국을 비롯한 서양의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에 독일식 교육체제를 전파하게 됩니다. 이런 독일식 교육체제는 일본으로 유입되어 그대로 우리나라에도 정착하게 됩니다. 일제시대에 들어온 이런 교육 시스템은 전후 국가의 질서를 유지하는데에 필요했고, 새마을 운동을 비롯하여 5공화국까지 국가의 질서를 유지하는데에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대량생산이 인력이 아닌 자동생산으로 넘어가면서 부품적인 인력의 수요가 줄어 들고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인력의 수요가 늘게 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의 교육체계가 이런 변화를 즉각 받아들이지 못 한다는데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만해도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Revision. by –nathan |
여기까지는 쓸 데 없는 이야기( 그냥 상식을 알아두면 좋을... )였구요. 이렇게 우리나라의 교육체계가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을 잘 파악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정답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책에서 봤는데, 공부를 잘 하려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험 문제를 받아 들었을 때, "정답이 무엇인가?" 라는 생각보다는 "사회의 질서를 바로 잡아야 할 학교에서 도대체 어떤 정답을 원하고 있는가?"라는 것을 파악해야 하겠습니다.
DARKside by annais |
ps. 그렇다고 스스로를 학교에 의지하여 몸을 던지지 말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학교에서 원하는 답을 알라는 것입니다. 어렵네요.. 씁슬하기도 하고...
-- 요약 --
학교에서 말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공부를 잘 하는 이는 자신이 생각하는 정답이 아닌 학교가 원하는 답을 준다. 여우가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