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본심》- 스탠퍼드 교수들의 재미있는 실험, 그리고 관계의 정체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고, 항상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캐스트어웨이>라는 영화에서 보면 무인도에 조난당한 톰 행크스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혼자서 무인도에 살아가면서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배구공을 "윌슨"이라고 부르며 대화를 하는걸 볼 수 있습니다. 그 만큼 인간에게 있어서 '관계'는 본능에 가까운 것입니다.
《관계의 본심》은 현재 스탠퍼드 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를 하고 있는 클리포드 나스가 쓴 책으로 사람사이의 관계를 실험으로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사이에 일어나는 관계의 본질을 파헤치고,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알아나가는 책입니다.
특히 직장에서 자주 일어나는 관계, 동료나 부하직원을 비판해야 할 경우, 칭찬해야 할 경우, 팀을 이뤄 일을 진행해야 할 때 팀워크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흔히 남을 비판 할 일이 있을 때, 샌드위치식 비판이라고 하는 방법을 많이 씁니다. 샌드위치식 비판은 우선 상대방을 칭찬해서 기분을 띄워주고, 그 다음 사려깊은 비판을 합니다. 그리고 마무리로 다시 칭찬을 해서 좋은 인상을 남겨 주는 것을 노리는 비판방식입니다. 《관계의 본심》에서는 과학적인 접근, 사회과학적인 실험으로 샌드위치식 비판의 효과성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부정적인 상황, 부정적인 대상에 집중을 하도록 진화되어 있습니다. 생존에 위협이 되는 것들을 분별하고 그 상황에 맞게 대응을 하도록 진화되었습니다. 따라서 칭찬 이후에 비판을 하게 되면 이전에 했던 칭찬은 기억이 나지 않고, 비판이후의 내용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를 "역행 간섭"이라고 합니다.
또 부정적인 의견, 비판 이후에 제공되는 정보는 더 더욱 기억에 잘 남습니다. 부정적인 것들이 뇌에 입력되면 생존을 위해 뇌는 각성상태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주변의 상황에 집중을 하게 되지요. 따라서 부정적인 의견 직후에 기억시키고자 하는 정보를 말해주면 효과적으로 받아 들입니다. 이를 "순향증강"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관계의 본심》에서는 비판의 방법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 잘못을 지적하되 개선 방안을 제시하라.
- 두루뭉술한 비판보다 핵심을 짚어주는 비판을 하라.
- 핵심은 비판의 뒷 부분에 말을 하라 ( 역행 간섭, 순향증강 )
- 비판하자마자 즉각적인 대답을 요구하지마라
마지막 즉각적인 대답의 경우엔 과학적인 뒷 받침이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부정적인 환경에 반응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비판이나 비난을 듣게 되면 심박수가 증가하고,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기 시작하며, 호흡이 증가하게 되어 폭력적으로 변합니다. 따라서 이성적인 대답을 하기 힘든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적용한 사례가 바로 묵비권 행사입니다. 용의자가 체포되는 상황은 본인에게 굉장히 부정적인 환경으로 아드레날린이 폭발적으로 분비되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와 다른 발언을 할 수 있고, 이는 재판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발언을 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비판 할 때도 묵비권을 인정해줘야 또 다른 오해를 불러 일으키지 않을 것입니다.
옛 말에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끌리고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는 팀워크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과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과 친해지는 방법에도 적용 될 수 있습니다.
우선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과 친해지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데요. 사람의 성격은 대표적으로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외향적인 사람은 사교적이고 사람 만나기를 좋아합니다. 내향적인 사람은 보다 혼자있기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실험 결과 외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과 있을 때 편함을 느꼈고, 내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과 있을 때 편하게 생각했습니다. 또, 실험 결과 원래부터 나와 같은 성격의 사람보다는 다소 달랐지만 갈 수록 나와 성격이 비슷해지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나와 같은 성격의 사람은 처음부터 편안하게 대하면 되고, 나와 다른 성격의 사람은 점차 그 사람의 성격에 맞춰 주는 식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합니다.
팀 워크 증진에도 유유상종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일단 팀을 구성할 때, 공통점이 많은 사람들을 팀으로 묶으면 팀워크가 향상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향이 같다던가, 출신 학교가 같다던가, 성격이 같은 사람들이 한 팀으로 묶일 경우 다양한 사람이 모이는 경우보다 팀워크가 높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그럴 수 없지요. ( 학연, 지연 이런건 없어져야 합니다. ) 그럴 경우에는 인위적으로 공통점을 만들어 주면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만든다던가, 팀 배지를 만들어서 달고 다니게 한다던가, 팀 유니폼을 만들어 입게 한다던가하면 동질감이 생겨서 팀워크가 올라가게 됩니다.
나와 같은, 비슷한 점이 많은 사람에게 끌리는 것은 본능이기 때문에 이를 잘 이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관계의 본심》에서는 실험을 이용해서 이론을 증명하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책의 대부분이 실험 설계와 해석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다소 어려운 감이 있고, 외국책을 번역해서 그런지 문장이 다소 길고 어려운 감이 있었습니다.
한 문장을 인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도킨스는 동물 집단이 보이는 이타적인( 겉보기에 이타적으로 보이는 ) 행동을 연구하여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들이 자기 보존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미래 세대에게 자신의 유전자가 전해지도록 유전자를 공유한 대상들을 도우려고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관계의 본심》中 144페이지 -
문장이 다소 어렵고 긴 경우가 종종 보였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한 문장을 보고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시 한번 봐야 하는 경우가 많이 보였습니다.
또, 핵심이 되는 문장이나 내용을 나중에 다시 요약을 해 줬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습니다. 쭈욱 읽고 나서 '그래서 핵심이 뭔데...'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자기계발서를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심리학, 사회과학 논문 모음집, 요약집을 읽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소 어렵고 내용도 잘 읽히지 않지만 나중에 책을 쓸 경우 인용하기 좋은 책인것 같습니다. 다양한 실험, 그리고 해석이 있기 때문에 유용할 것 같습니다.